[대표 인터뷰]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 하는 사람들

by 노인호 ・ May 10. 2019

NOMAD(유목민) = 디지털 기기를 들고 다니며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며, 제한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 가는 사람들. 전 직원이 재택, 해외 등 유동적으로 원격 근무하는 노마드코퍼레이션의 노인호 대표를 만나봤다.

이미지 제공: Yonghyun Lee

NOMAD는 어떤 곳인가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노마드는 광고 대행사이지만, 광고 대행사가 아닙니다. 노마드는 마케팅 컨설턴시입니다. 우리는 컨설팅을 통해 브랜딩과 디자인, 마케팅, 재무, 제품, 서비스적 관점 등의 다각적인 시각으로 비즈니스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도출해냅니다. 또, 이 솔루션을 바탕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내고, 마케팅을 통해 이를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광고 대행사가 있지만, 일부 전문성 있는 기업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그저 광고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 조직에 가깝고, 이에 따른 피해 사례 또한 매우 많습니다. 10년 전 이들은 인터넷 도메인을 수백만 원에 팔았고, 지금은 CPC 광고를 정액제로 판매합니다. 전화 영업을 통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클라이언트로 확보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광고 대행사'들은, 연매출 수십억을 올리며 승승장구합니다. 노마드는 이러한 시장 구조에 분노했습니다. 따라서 설립 초기에는 소상공인, 스타트업 등 마케팅에 무지하거나,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과 달리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어떤 시행 착오가 있었나요? 그리고 어떻게 극복했나요?

광고 대행사의 역할을 다하는 것만으로 클라이언트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팔리는 상품(서비스)과 좋은 상품(서비스)은 엄연히 달랐고, 하나의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충족되어야 했습니다. 상품(서비스)의 품질, CI/BI, 카피라이팅, 디자인, 사진/영상 촬영, UI/UX, 상세페이지, 마케팅, 포지셔닝, 소구점 파악, 마케팅 퍼널, 가격 책정, 마케팅 전략 수립, 콘텐츠 제작, 매체 선정, 예산 관리, 자금 집행 등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해 충족되어야 하는 요소들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결국 비즈니스의 부족한 영역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객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마드는 변화해야만 했습니다. 광고 대행의 영역을 넘어서, 포괄적인 마케팅과 브랜딩 등 비즈니스의 성장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복합적으로 진행해야 했습니다. 결국 현재 노마드는 광고 대행사를 넘어 컨설팅과 브랜딩, 마케팅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종합 에이전시가 되었습니다.

NOMAD(유목민)라는 이름을 특이합니다. 일하는 방식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노마드는 법인을 설립하기 전부터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해오던 팀원들과 함께 만든 회사입니다. 우리는 대행 및 컨설팅 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지속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출퇴근과 근무 위치에 대한 제한을 없앴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오히려 지치지 않고 일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담당자가 바뀌지 않아, 클라이언트도 더 만족했습니다. 팀원들은 오히려 한 공간에 모여 있을 때보다 더욱 활발하고, 수평적이며, 빠르게 일합니다. 다만, 원격/유연 근무를 하면 의사소통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매니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각 팀원들에게 명확한 역할 분배와 부여된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즉, 능숙한 프로젝트 매니징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수행한다면, 일과 일상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누구든 만족하면서 일할 수 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곳으로 출근하고 생활하는 업무 패턴은 우리의 삶을 규칙적이고 건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맹목적인 시간 제한으로 인해 능률이 떨어지고 시간을 지키기 위해 사무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 일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미지 제공: rawkkim

노마드스럽게 일한다는 것…. 자칫 너무 이상적이기만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없었나요?

노마드의 조직 문화는 누군가에겐 이상적이고, 누군가에겐 말도 안되는 허상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조직 문화가 말도 안되는 허상처럼 느껴지는 이들에게는 아마도 포커스가 ‘자유’에만 맞춰져 있어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일것입니다. 요즘에는 다양한 스타트업을 필두로 ‘자유와 책임의 문화’를 강조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는데, 많은 이들이 기업에서 강조하는 ‘자유’에 현혹되어 그러한 기업들을 동경하지만 현실은 ‘자유’보다 ‘책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높은 자유도가 보장되는 이유는 그만큼의 책임과 프로페셔널리즘이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높은 자유도를 동경해서 왔지만, 그만큼의 책임을 감당하는 것에는 자신이 없어 조직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노마드에서는 팀원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일을 했는지, 적게 일 했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정해진 시간내에 완수할 뿐이며, 결과 또는 성과로 이야기합니다. 작건, 크건 모든 선택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자신이 있다면, 아마 여기서는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실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지 제공: Jun Lee

끝으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작고 유연하고 민첩한 조직’. 노마드의 조직 형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거의 모든 기업의 숙명처럼 여겨지는 것이야말로 ‘성장’이나 ‘확장’같은 키워드가 아닐까 싶은데, 오히려 노마드는 조직 규모를 키울 생각이 없습니다. 언제나 유연하고 민첩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입니다. 때로는 에이전시처럼, 때로는 스튜디오처럼, 때로는 기업처럼 자유롭고 유동적으로 변화무쌍하게 일하는 것이 우리의 방식입니다. 근무 형태, 근무 시간, 출퇴근, 식사 및 휴게 시간 등 모든 것이 자유롭습니다. 평생 직장의 개념은 더 이상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오히려 프로 이직러가 각광받는 시대입니다. 과연 우리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사업하는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적정 수준의 긴장도가 있습니다. 긴장도가 너무 낮으면 삶이 지루해지고, 너무 높아도 삶이 불행해집니다. 뭐든지 적당한 것이 중요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적당한 긴장도를 높여주는 일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모든 일은 일의 특성상 어찌할 수 없는 강제성을 띄고 있습니다. 하다 못해 동네에 단골만 오는 아주 조그마한 카페라도 열고 싶을 때는 열고, 쉬고 싶을 때는 마음대로 쉴 수 없는게 현실이죠. 에이전시업은 어쩔 수 없이 모든 일에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습니다. 정해진 날짜에 결과물을 만들어야만 하고, 때에 맞춰 결과물을 납품해야 합니다. 그러니 적어도, '일 하는 방식만큼은 스스로 선택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늘 타협하지 않고 클라이언트에게 수준 높은 결과물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리고 '일에 귀천을 따지거나 예산에 매몰되지 않는 것', '지금처럼 일 하는 방식만큼은 각자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 정도 같습니다.